[대통]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잘 아는 것!

10853Hits 0Comments 15.07.16

[대통] 대티즌이 만난 사람들.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잘 아는 것!(이돈영. 삼섬SDS, ICTO 사업부, 선임)

최근 야구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야구를 잘 아는 광팬이든, 잘 모르는 여성팬이든 정말 말 그대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분들이 야구장을 찾고 그 인기와 비례하게 각종 포탈사이트에는 야구와 관련된 기사들도 하루에 수 십 개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기사들 중 제 눈길을 끄는 기사는 ‘극적인 역전승’ 이라거나 ‘드라마 같은 끝내기 홈런’ 류의 기사가 아닙니다.

김창수(한국인터넷진흥원, 주임연구원)

제가 항상 클릭해서 정독하게 되는 기사는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에이스’, ‘무명의 설움을 떨쳐낸 8년차 유격수’ 와 같은 한 때 실패한 것 같았던 선수들에 대한 기사입니다. 왜일까요? 어쩌면 흔히 볼 수 있는 산파극 같은 이 기사를 저는 왜 챙겨보면서 설레여 하고 비슷한 기사를 매번 찾아보게 되는 걸까요? 아마도 ‘내 이야기’ 같아서 일겁니다. 각 종 온/오프라인 서점, 경영관련 매거진, 페이스북에 링크되어 올라오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조금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 내용은 마치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 주인공이 남들과는 다른 창의력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끝끝내 성공하고야 마는 스토리이거나 성공한 부모님 밑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젊은 나이에 본부장님으로 부임하고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 역시나 성공해내는, 마치 드라마같은 이야기들이 주류여서 볼 때마다 ‘나는 얼마나 무능력한 사람인가’, ‘내 꿈도 재벌2세인데 우리 부모님은 왜 노력을 안 하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통 희망을 가지라는 이야기인지 희망을 빼앗는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이야기를 보면, 특히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선수들을 보면 ‘나도 할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자신감이 내 안에서 솟구쳐 오름을 느낍니다. 단순히 그들의 재기나 성공에 가슴 뛰기 보다는 그들이 다시 야구장에서 온 힘을 다해 뛸 수 있을 때까지 흘렸던 땀방울에 마치 내 유니폼이 적혀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2002년 월드컵과 이후 우리의 주말 TV를 EPL(England Premier League)로 고정시켰던 박지성을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아무도 스카우트하지 않아 겨우 입학할 수 있었던 대학 축구팀, 프로팀에서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축구만을 생각하며 떠난 일본 J리그. 하지만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히딩크 감독을 만나 인생이 바뀌어버린 박지성을 보며 우리는 나의 가치를 알아볼 히딩크 감독을 평생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박지성만큼의 땀을 흘리지 않으면서 언젠가 나를 알아 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말이죠. 물론 나의 노력만큼을 누군가 알아주지 않고 취업 시장은 차갑게 얼어져만 간다는 암울한 기사들만이 우리 주위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얼 더 열심히 해야만 하는지 불안하고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럴 때 저는 3루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야구선수들의 스토리, 유망한 투수였지만 높은 프로의 세계에서 타자로 전향해 제 2의 성공을 꿈꾸는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단순히 열심히 하기 보다는 시대와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의 또 다른 장점을 가다듬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선수들에게서 깨달음을 얻습니다.

저는 이승엽 선수나 박찬호 선수가 남들보다 쉽게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팀에서 중심으로 인정받고 가능성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받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주제를 알아가는 것이 아닌, 내 장점과 나의 활약이 극대화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강점으로 만들고 만약 자신이 속한 환경이 그 재능을 살릴 수 없다면 제 2, 3의 계획을 항상 염두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외야수로 변경하거나 타자로 전향해서 혹은 나를 필요로 하는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또 다른 나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잘 아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을 잘 안다고 해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현재 전공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그 어떤 기회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 바로 자신의 꿈을 펼치며 원하는 바를 이뤄가는 과정을 당장은 경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10년을 회사에 다니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했듯이 어쩌면 불만과 불안이 더욱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벤치멤버였지만 지금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무명의 선수는 내일, 모레도 경기에 뛸 수 있다는 행복과 경기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그걸 이루었을 때의 쾌감을 알기에 한 발짝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어려운 시기는 있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어디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나를 알아가며 지치지 않게 꾸준히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인터넷에 올라온 무명 선수의 기사를 읽으며 그 선수의 이름대신 제 이름을 넣어 나만의 기사를 만들어 봅니다. 내가 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짜릿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다음 주 금요일 인터뷰> 예고

'연구소에 지원하는 분들을 위한 팁'
LG전자 장지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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